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영화 '아저씨'를 보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다. 알뜰하게도 '조조'를 예매해둔 아내와 영화 '아저씨'를 보러 갔다. 아내는 멋있는 원빈을 보러, 나는 액션과 스토리를 보러 갔다.

영화의 모든 구성이 '아저씨' 원빈에게 맞춰져 있었다. 막내동생 원빈, 바보 원빈이 아닌, 놀라운 액션을 선보이는 남자 원빈을 봤다. 남자인 내가 봐도 저렇게 잘 생기고 멋있는데, 여자들은 오죽하랴. 영화 보는 내내 영화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이곳 저곳에서 여자들의 탄성이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소녀와 킬러의 그림은 레옹을 보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 설정이지만, 원빈은 레옹의 장 르노보다 더 멋진 한국식 아저씨를 만들었다. 킬러의 고독함. 냉정함. 그러나, 사연 깊은 상처. 현란한 무술능력과 액션. 모든 것은 공식을 따라가지만, 원빈의 아저씨는 단순히 액션에 파묻힌 킬러가 아닌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 낸 것 같다.

김새론양은 '여행자'에서 보았던 그 성숙한 연기력을 다시 보게 됐다. '여행자' 오디션 현장에서 펑펑 우는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 정말 대단한 꼬마 아가씨다. 나탈리 포트만보다 더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웃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다.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곱게 자라서, 마음과 몸이 아름다운 배우가 되었으면 싶다.

장기매매와 마약 등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들이 많았다. 특히 어린이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영화라지만, 불편했다. 악당들의 역할이나 캐릭터가 너무 고지식한 점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부족한 것을 원빈의 아저씨 캐릭터가 덮고도 남았다. "너희는 내일을 보고 살지만, 나는 오늘을 보고 산다"는 대사는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 명대사 1위로 올라와 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앉아 있었다. 아내가 원빈에게 홀라당 마음이 넘어갔는데, 질투가 나지 않았다. 나도 홀라당 넘어갈 정도로 멋진 걸 어떡하나... 정말 원빈, 아저씨 짱이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유와 위로를 갈망하는 시대  (1) 2012.07.23
앙드레김과 무외보시의 삶  (0) 2010.08.13
두 친구  (0) 2010.08.04
뇌에 대한 책들  (0) 201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