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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두 친구

친한 두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전교 1등을 도맡아 놓고 했던 머리도 좋고 똑똑한 친구였지요. 어찌나 공부도 잘하고 머리가 좋은지,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았습니다. 그는 최고의 대학에 갔고, 유학을 가서 박사를 받았구요. 좋은 직장에서 많은 월급을 받고 삽니다. 아내 역시 박사로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때 모자를 쭈그려서 베레모를 만들다시피했던 친구입니다. 가끔 주먹질도 했고, 멋부린다고 교복을 여러가지 형태로 변형시키는 바람에 선생님께 늘 불량학생처럼 지적받았던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도 어찌어찌 대학에 갔고, 영화판에 빠져들었습니다.
 
25년이 지난 어느날, 두친구를 삼청동길있는 작은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머리 좋은 친구는 외국 법인 대표가 되어  나가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아들이 이번에 좋은 외고에 들어가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된 직장과 부유한 가정, 엄마 아빠를 닮아 공부 잘하는 아이들.  그는 부러운 가정의 행복한 가장이었습니다.
 
사고뭉치였던 친구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대신에 그는 아내와 함께 영화일을 했습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최근 처음으로 제작에 나선 영화가 나름 성공을 했습니다. 그는 새 연극과 또 다른 영화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정말 많았습니다. 액션영화에서부터, 이념과 시대물까지... 게다가 그는 또 등산에 취미가 있어 백두대간을 모두 직접 발로 밟고 다니고 있음을 자랑했습니다.
 
우리는 밤늦게까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오면서 나는 머리 좋은 친구에게서 아무런 꿈도 듣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열심히 살고 있었고, 나름대로 성공한 사회인이었지만, 나는 그에게서 간절한 꿈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부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사고뭉치 친구는 영화에 대한 꿈에 이어, 등산과 소설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새도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수많은 시나리오들과 에피소드들이 줄서 있었습니다. 다양한 주인공들과, 생각해두고 있는 소재들, 그것들이 모두 영화로 나오는 날, 그는 꿈을 이룰 것입니다.
 
저는 제 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정말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을 많이 벌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 아니면 무엇일까요? 남들의 기준에 맞는 삶이 아닌, 자신의 바람대로 사는 삶. 그것이 진정한 꿈을 이루는 사람 아닐까 싶습니다.

가슴 설레이며 간절히 바라는 무엇인가를 갖고 있는가? 아니면 하루 하루 빚진 날들을 그어가듯이 소비해가고 있는가...

오늘 하루도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한 날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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