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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터넷을 위하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혼란을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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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소셜서비스 대세다. 마치 지금 IT시장은 모바일혁명의 해방구를 보는 듯 하다. 소셜서비스 비즈니스 포럼에는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이고, 너도 나도 소셜 서비스의 마케팅과 앞으로 달라질 산업구도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중이다. 파워 블로거들은 앞다투어 신제품과 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엔 mashable같은 해외 서비스 번역해서 소개하는 사람이 가장 앞선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데, 즐겁지 아니한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유의해야 한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마케팅 비법이 있다고 소개하는 바로 그 것이 마케팅인 경우가 많다. 소셜 서비스들은 수익성이 검증된 경우가 거의 없고, 버블에는 늘 카산드라들이 나타난다. 당장 와인을 배우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소셜 서비스도 배워야 산다고 한다면 그것은 좀 심하다. 페이스북 친구가 5천명인데, 친구의 친구를 곱하면 5천의 제곱으로 영향력을 늘릴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좀 웃긴다. 그들은 친구를 영업대상으로 삼는 다단계 직원들처럼 말하고 있다. 소셜 서비스라고는 실제로 써보지도 않고 마케팅만 이야기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소셜 서비스를 기술분석하듯 '연구'하는 것도 오버다.

트위터가 좋다고 하니,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신변잡기만 쏟아붓거나, 멋있는 아포리즘만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 정작 자신의 생각, 자신의 이야기는 별로 없는데도, 분리강박증을 앓는 사람처럼 말 그대로 끊임없이 재잘거린다.(트위터 이름은 그래서 그렇게 지었나 보다.) 홍보마케팅 담당 부서는 여전히 PV, UV 성과물을 바꿔서 이번에는 팔로워수, 좋아요 버튼을 누린 팬 수에 목매달고 있다. 홈페이지 만들던 것이 블로그로 바뀌었고, 이제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 계정 만드는 일로 '바뀌었다' 모양만 바뀌었을 뿐 쫓기듯이 달리는 것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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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서비스가 무엇인지 좀 차분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 우리는 지난 10년 넘게 계속되어온 PC기반의 기계관계의 인터넷에서 모바일 기반의 인간관계의 인터넷으로 전환하고 있는 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웹2.0 이라는 이름으로 한차례의 버블을 겪으면서 마치 새로운 웹기술인 것처럼 오해되었던 웹2.0이 알고보니 웹시대의 인간에 대한 새로운 고민의 흔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웹2.0은 '참여, 개방, 공유'등의 인간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소셜 서비스가 좀 더 진화된 인터넷이고, 우리에게 유용할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를 더 편하게 해줘야 한다. 그러나, 수많은 친구를 억지로 만들고 끊임없이 재잘대는 것으로 '서바이벌'해야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소셜 서비스가 아니라, 중노동일 뿐. 인맥관계 만들겠다고 날마다 술자리 찾아다니고, 경조사 찾아다니며 명함 내미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그렇다고 인맥이 만들어지겠는가? 소셜 서비스의 최종 기술은 결국 사회적 관계의 본질과 같다. 즉, 결국 오랫동안 쌓이는 신뢰의 관계, CREDIT 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