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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 connect cyberspace

이외수와 이문열에 대한 생각 - copy connect cyberspace중에서



제목 : copy connect cyberspace (디지털 세상이 진화하는 방식)
지은이 : 임문영
출판 : 교보문고

네티즌이 최고로 치는 작가로 이외수씨가 선정되었네요.
최근 출간한 제 책 내용중에 있는 이외수와 이문열에 대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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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문열과 이외수는 둘 다 훌륭한 문인이지만, 인터넷을 대하는 방식은 극과 극이다.
이외수는 인터넷에서 oisoo.co.kr 사이트를 운영하며, TV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고, 라디오에서는 언중유쾌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인터넷과 TV, 라디오라는 다양한 매체와 잘 어울리며 살고 있다. 그의 나이는 1946년생. 64세이다.

그는 자칭타칭 인터넷 폐인이라고 불리며, 자신의 소설속에서도 리니지 게임을 하는 장면을 등장시킬 정도로 인터넷과 친하다. 그는 문학의 위엄과 문학의 현실을 모두 벗어나 초탈한 것처럼 살아왔으나, 인터넷을 만나면서는 가장 세속적인 사람처럼 살고 있다. 2010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16만 팔로워들에게 보낸 그의 투표 독려 메시지들은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그는 2010년 7월 현재 25만3천명이 넘는 팔로워를 갖고 있다.

반면에, 낭만이 거부된 현실을 슬프게 노래한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결코 현실을 떠날 수 없는 문학을 통해 시대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이문열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와 너무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현실 정치에 대한 언급으로 네티즌들에게 분서(焚書)의 공격을 받았고 온갖 비난과 악플에 시달렸다. 그는 인터넷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집단 최면이며, 집단 사기라고 분개하고 있다.

그는 시대와의 불화를 힘겨워 하면서, “이해할 수 없다”, “두렵다”, “혼자서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다”는 아픔을 털어 놓고 있다. 그가 한편으로는 분노하고, 한편으로는 소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인터넷의 생경한 대화방식과 낯선 어울림의 고통이 어쩌면 권위주의 시대의 갈등과 방황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그는 1948년생. 그러니까 이외수보다 2살 더 젊다.

이 두 사람의 스타일을 크게 확대하자면,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 질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심각하게 분석할 필요가 없는 것이 인터넷의 본질이다. 인터넷 자체가 스스로 그런 무거운 짐을 지지 않는다.

이문열은 대표적인 서지문화시대의 논자이다. 그에게 논리와 질서, 그리고 엄숙한 현실의 이해는 가장 기본적인 자기 기반환경이다. 기반이 흐르러지면, 그 위에 다른 무엇도 세울 수 없다. 그에게 인터넷은 네티즌들의 비위를 맞추거나, 망가진 광대짓을 해야 하는 참으로 낯선 세상일 수 밖에 없다. 

반면에 이외수는 스스로가 감성마을의 소설가라고 밝히듯이, 감성을 중시한다. 권위를 내려놓고,사람들과 수평적으로 어울린다. 시쳇말로 인터넷과 코드가 맞다. 그것이 인터넷과 그를 친하게 만들고 있다. 그가 야심한 밤에 툭툭 던지는 글들은 ‘이외수 트위터 어록’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고,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시대가 정말 크게 달라졌음을 새삼 느낀다.